명현관 의장을 비롯한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의 열정적인 의정활동에 경의를 표합니다.
국립공원 월출산의 고장 영암 출신 우승희입니다.
먼저 전남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계시는 이낙연 도지사와 장만채 교육감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명현관 의장께서 개회사에서 말씀하셨습니다만 본 발언에 앞서 광주전남연구원장과 관련해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것은 법과 제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사람이 제자리에 앉아서 일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인사청문회가 통과의례가 아닌 이상 시도의회의 판단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광주전남연구원은 1차 공모와 달리 2차 공모에서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에 소홀한 점이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인사청문회 이후 광주·전남 시도민의 평가를 감안하여 인사권자의 부담을 덜어줄 방법을 후보자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는 점을 대신 말씀드립니다.
오늘 저는 역사에 대한 기록과 기억, 책임의 차원에서 일제 강제동원과 조선 여자근로정신대 문제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나고야 미스비씨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 등 일본과 한국에 7개 단체가 개최한 ‘원고에게 미소를’ 대회에 전남도의회 소속 의원으로 광주시의회 의원 두 분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이날 대회는 지난 6월 광주고등법원이 미스비씨에 강제동원 책임을 물어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게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결정한 재판 승소를 축하하고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위로하고자 일본의 소송 지원단체들이 초청한 행사였습니다.
아시다시피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은 열세 살, 열네 살 채 피지 않은 꽃 같은 나이에 돈 벌고 공부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일본에 끌려가고 강제노동에 동원된 분들입니다. 남자들은 전쟁터로 여자들은 군수물자 생산 공장으로 끌려간 것입니다.
우리 광주·전남에서도 미스비씨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를 비롯해 일본에 수백 명이 강제 징용되었고 국내에서도 강제 징용을 당했습니다.
현재 11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알려진 바는 많이 없습니다.
그러나 근로정신대는 위안부와 혼동되어서 사회적 관심이 하도 밀려나 있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2012년 12월 국내 법원에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께서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 전라남도도 2013년 전라남도 일제강점기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서 이분들의 명예회복과 피해구제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생활보조비와 진료비 그리고 장제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남도 제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진료비를 현재까지 지급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고령이기에 병원을 한 번도 안 간 적은 없으실 것이라고 봅니다. 할머니들이 내용을 모르거나 정기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은 팔순을 넘긴 고령입니다. 저는 나고야에 함께하신 할머니들을 뵈면서 이번 나고야 방문길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분들의 삶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역사가 될 것이기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국가가 힘이 없어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과거에 대한 반성과 명예회복을 지원하는 한편,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전라남도에 근로정신대 실태조사 및 기록사업, 국내 강제동원 현장답사 프로그램을, 전라남도교육청에 청소년과 역사교사 대상의 일본 내의 강제동원 현장방문과 근로정신대 등 역사교육을 위한 부교재 제작과 활용사업을 제안합니다.
실태조사는 현재 생활실태를 자세히 파악해서 명예회복과 생활지원 방안을 세심하게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광주·전남에 강제동원 현장이 300여 곳이 넘는다고 합니다. 해남 옥내광산, 화순 탄광 등 여러 곳이 있습니다만 이 부분을 우리 청소년들의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데 우리 전남의 작은 책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사교육 부교재 관련해서도 올해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바로알기 교재를 제작했지만 근로정신대 문제는 빠져 있습니다. 아마 근로정신대 문제를 넣자고 했을 경우에 정부는 곤란하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광주·전남 상생 차원에서 역사 교과서를 공동으로 제작하고 활용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했으면 합니다.
지금 전국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목소리가 뜨겁습니다. 우리는 이미 유신체제에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여 친일과 독재를 정당화하고 미화시키려 했던 과거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보면서 기록의 중요성 또한 느끼게 됩니다. 역사는 기록에 의해 기억됩니다.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기억되지 않습니다.
해방 70년을 맞은 올해 근로정신대 문제를 기록하고자 하는 것은 할머니들이 생존해 계실 때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두기 위함입니다. 또한 기록을 통해 사실과 역사가 왜곡되는 것을 막고 부끄러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후세에 교육하기 위함입니다.
근로정신대 문제는 바로 우리 부모세대가 겪은 일이고 우리 주변의 이야기입니다. 과거 문제를 치부하거나 중앙정부가 할 일로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전라남도와 전라남도교육청이 광주·전남지역의 일제 강제동원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게 함으로써 미래를 책임지는 일에 함께하기를 바라며 5분 자유발언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